조금만 지나면 벌써 2000년이다. 초등학교 때 2000년이 되면 몇 살이 될까? 하고 나이를 계산해 본 적이 있다. 그 때 2000년이 되었을 때 모습을 그려보면서 기쁨보다는 슬픈 생각이 든 기억이 난다. 늙은 모습 그 자체가 부끄러워서였다. 그런데 세월은 참 빠르다. 벌써 한 달만 지나면 2000년이 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서 가슴 절절히 그 동안 뭐했나? 라는 의문의 소리가 절박한 정도로 메아리 친다. 지금 이 순간도 시간은 흘러간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누가 뭐래도 서글프다 요즘은 '오래 살았다.'는 사실이 축하받을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사회는 노인 인구 증가와 함께 노인 문제가 중요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노인 복지를 위해 기여하는 것은 일만원∼이만원대의 생계비 보조이고 생활보호 대상 노인을 위한 양로원 운영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시점에서 정부에 노인을 위한 시설 확충을 요구한다는 것은 먹혀들성 싶지 않다.
그런데 본 교회에서는 정부가 활발히 나서서 하지 못하는 노인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어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바로 안산제일교회 안에서 설립된'노인대학'이다.
이 '노인 대학'은 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훌륭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교회 주변의 믿지 않는 사람들까지 문을 개방하여 그들에게도 여가 선용은 물론 전문적 지적 체험을 할 수 있게 하여 당신들의 삶을 한층 더 뿌듯하고 풍요럽게 가꾸어 나갈 수 있게하고 있다.
1993년에 처음 개강한 노인대학은 현재(1999년 9월)제7기에 접어 들고 있다. 초창기 6년 동안은 김명옥 집사가 교장으로 역임하셨고, 현재는 김성춘 장로가 교장이며, 부장은 김광중집사총무는 김민숙 집사 등이 학교운영을 맡아 수고해 주고 있다.
해마다 65세 이상의 남녀 노인들을 대상으로 학생들을 모집하여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2시 30분까지 수업을 하고 있으며 현재 수강 인원은 180명 정도이다. 회비는 한 학기당 1만 원의 저렴한 수강료를 받고 있다. 수업 내용을 1교시(10시~11시 10분)에는 레크레이션과 특별활동(소품 만들기 . 생일축하 . 반별 활동 . 포크덴스 . 창 . 저명한 분의 강의 등)을 하며, 2교시(11시 10분~12시30분)에는 반별로 원하는 수업(성경반 . 노래반 . 에어로빅반 . 고전무용반 . 게이트볼반 . 한글반 . 영어반 . 서예반 . 일어반 . 체조반)에 들어가 교양과 지식을 쌓으며 취미 생활을 하고 있다.
수업이 끝난 후 교회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제공받는데 김인숙 권사 외 12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기쁨, 마음으로 노인 대학 학생들을 위해 정성껏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고 있다. 소풍갈 때도 도시락을 다 챙겨줄 정도로 몸과 마음을 다하여 봉사하고 있는 자원봉사자의 모습을 보면서 안산제일교회 교인으로서의 자부심은 물론 '그리스도 사랑'을 따스하게 느낄수 있어서 마음이 푸근했다.
<성경공부반>은 여행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학생들의 주고받는 대화가 흥분되고 열기에 쌓여 있음을 느낄수가 있었다.
<노래반>은 날씬한 생머리 선생님의 구성진 “콩받매는 아낙네야∼베적삼이 흠빡 젖는다.”를 목소리에 맞추어 열심히 배우고 있었다. 특히 '흠뻑 젖는다.' 를 낮은 목소리로 몇 차례 연습을 거듭하면서 15세∼16세 소년 소녀들처럼 웃음을 나누고 있었다.
<한글반>은 도서실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진지한 분위기 속에 초등학교 읽기(2학년 1학기 국어)책과 옆에 노트를 가지런히 펴고 열심히 읽고 교과서 55쪽에 있는 '산에 오를때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숨도 차고...'를 정확하고 예쁘게 쓰고 있었다.
<일어반>은 베레모에 체크남방 밤색바지 차림 선생님이셨는데 꼭 영화 배우 같으셨다.
<체조반>은 책상 다리를 하고 흔들흔들 머리 흔들며 땀을 내고 있었다.
<서예반>은 한글로 가지런하게 하얀 화선지 위에 '가'와 '지' 자를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차분히 쓰고 있었다.
<게이트볼 반>은 교회옆 운동장에서 불을 치고 있었다. 이 반은 할아버지 한분이 '8번','4번' 하면서 발로 공을 밟고 채로 세게 치고 있었는데 작은 공이 다른 데로 빠져 나갈 때 아쉬워 하는 표정은 보는 사람도 안타깝게 했다. 다른 반과 다른점은 할머니보다 할아버지 숫자가 많은 점이다.
<에어로빅반>은 교육관 2층에서 연습을 하고 있는데 검은 머리에 은색 귀걸이, 검정 타이즈와 검정 티셔츠, 반바지와 벨트를 한 선생님이 19명의 학생을 지도하고 계셨다. 다른 반보다 학생수가 많았다. 복음성가에 맞춰 경쾌하고 빠른 템포로 '할렐루야 아멘'하면서 동작을 유연하게 연습하고 있었다.
<고전무용반>본관 유치부실에서 긴 치마를 입고 '봄타령'과 '도라지'곡에 맞춰 고전 미를 물씬 풍기면서 원을 그리며 춤을 배우고 있었다.
<영어반>은 청년2부실에서 교재 7과를 배우고 있었다. 영어 선생님은 9년동안 미국에 이민 갔다오신 분이라고 했다. 일어를 통달하고 오신 할머니 등 학생들의 실력이 아주 우수했다. 할아버지들의 실력도 막강했다.
"내가 바로 삶의 주인공이다. 조연도 관객도 아닌 주연으로 꾸며가는 당신의 무대를 살아 숨쉬게 하라" 라고 말한 이시형 박사의 글처럼 안산제일교회 노인 대학은 교회와 주변 지역의 노인들에게 생활의 촉진제로 활력소가 됨은 물론 진정한 주인공으로 갚지게 보람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평생 교육장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볼때 우리는 노인들이 당신들의 삶을 당당히 꾸려나갈 수 있도록 ‘노인 대학’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는데 인색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끝으로 노인 대학을 위해 수고하시는 관계자 여러분과 열과 성의를 다하는 선생님들께 주님의 은총이 늘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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