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을 주님께"라는 2000년도 본 교회의 표어처럼 우리 이웃으로 다가온 사할린 동포들을 주님께 인도하며, 사할린 동포들의 아픔과 한을 이해하고자 사할린 한인 동포들의 역사와 삶을 추적해 보며, 지난 2월2일 영주 귀국하여 사할린 한인아파트에 입주한 동포들을 탐방하고 귀국 후의 생활과 애로사항을 취재해 보았다. 본 취재를 통해 반세기가 넘게 버려진 그들의 소중한 삶과 그들을 반갑게 맞이하지 못했던 지난 우리들의 잘못을 반성하며, 우리 민족의 품에 안긴 그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포용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1940년대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제의 강제 징용으로 사할린에 끌려가 해방 후 그곳에 버려진 한인들, 그들이 사할린 동포들이다. 사할린에는 약 4만여 명의 한인들이 살고 있으며, 그들 중에는 무국적의 한인들과 러시아와 북한의 국적을 취득한 사람들이 혼재해 있다. 무국적의 한인들은 해방 후 고국에 되돌아오겠다는 강한 신념으로 지금까지 무국적을 고집하며 살아왔고, 현지에서 비국민이라는 호칭을 받으면서 숱한 박해와 행정적인 제약 속에서도 꿋꿋이 고난을 이겨낸 자랑스런 동포들이다.
<사할린에 징용간 부모와 자녀들>
사할린의 한인들에게는 고향 방문이나 조국을 생각하면 슬픈 기억과 원망섞인 한이 있다. 일본 패망 후 일본인들은 모두 자국으로 돌아가는데 한국인들은 일본의 송환 거부로 사할린에 남겨지게 되었다. 그리고 귀국하겠다던 많은 사람들이 행방불명 되어지면서 현지에서는 귀국에 대한 생각을 접을 수 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그 땅에 한을 품고 뼈를 묻었다. 그들을 누가 보상하고 위로할지, 우리 민족의 아픔이자 슬픈 역사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소련 사이에 해빙무드가 조성되면서 고향 방문 등의 협의가 시작되었다. 그 결과로 1989년 63명의 한인들이 그토록 그리던 조국 땅을 밟았다. 종전과 함께 귀향길이 막힌 지 실로 44년만의 역사적인 일이었다.
이후 한·일 정부는 사할린 동포 영주 귀국 사업을 양국간 과거사 청산 작업의 일환으로 처리해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협의를 계속하였으며, 마침내 1994년 일본이 공사비를 지원하고(약 32억엔. 약 352억원) 한국이 부지를 구입하여 아파트와 요양원을 건설하기로 합의했었다. 또한 한국과 러시아 정부도 1995년부터 사할린 한인들의 영주 귀국 사업에 대한 실무 협의를 시작하여 포괄적 해결 방안을 논의한 결과 마침내 1998년 영주 귀국자들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여, 우선 일제에 의한 강제 징용 사할린 동포들 중에서 65세 이상 고령자(1945년 8월 이전 출생자)를 영주 귀국 대상자로 선정하여 우선 귀국시키기로 합의하였다.
<사할린 1세들의 두고온 가족>
이와같은 협의 결과에 따라 1992년부터 시작된 사할린 동포 영주 귀국 사업은 1998년까지 약 326명의 동포들이 귀국하여 춘천 ‘사랑의 집’과 경북 대창 양로원,강서구 등촌동과 인천 삼산동의 임대 아파트 등에서 생활하였다. 이와같이 사할린 동포들이 귀국 후 각지로 흩여져 생활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아쉽게도 우리의 부끄러움이 포함되어 있다. 아파트와 요양원의 공사를 위해 부지 매입을 위해 애쓰던 정부측에 제동이 걸렸는데 소위 ‘님비’라는 지역 이기주의에 멍들어 몇 년을 허송 세월로 보내게 되었다. 실로 부끄럽고 통탄할 일이다.
마침내 1999년 인천에 ‘사할린 한인 복지회관(요양원)’이 완공되어 100여 명이 입소하여 생활하고 있으며, 2000년 2월에 안산시 사동에 8개동 500가구(세대)의‘사할린 한인 아파트’가 완공되어 1000여 명의 사할린 동포들을 입주시키게 된다. 이 아파트에는 지난 2월 2일 1차 119명을 비롯하여 3월 말까지 총 7차에 걸쳐 727명을 추가로 영주 귀국시켜 입주시킬 예정이다.
“뒤늦게나마 살아서 고향땅을 밟고 조국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는 우리 동포들이 우리 이웃으로 온 이상 우리들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동포애로서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하여 그들의 지난 세월을 위로하고 남은 여생을 즐겁게 살다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했으면 좋겠다.
특별히 안산 지역 사회에서 40여 년 동안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며, 초지종합사회복지관과 안산제일복지의원 등 복지 사업과 구제 사업 그리고 선교사업 등에 앞장서 온 제일교회가 이 일에 앞장서고, 우리 온 교우들이 교회가 추진하는 사할린 동포 돕기 프로그램에 적극 동참해 주시기를 기대해 본다.
- 이종현 집사(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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