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공부반에서 달란트에 대한 공부를 했다. 목사님께서 만 원이 들어있는 하얀 봉투를 나누어 주셨다. 그리고 그 만 원으로 2주 동안 이익을 남겨 오라고 말씀하셨다. 그냥 성경을 읽거나, 구절을 찾아오라면 쉽겠지만 이것을 도대체 어떻게 하라는 말씀인가?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무엇엔가 눌린 듯 무거웠다.
무엇을 사야 쉽게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을까? 좀도둑 같은 심보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뻥튀기 장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뻥튀기 집에 가서 만 원 어치의 뻥튀기를 샀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되물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누구네 집에다 팔아야 할까?, 도대체 얼마씩을 받아야 할까? 어쨌든 이익은 남겨야 하니까. 그런데 너무 비싸면 사람들이 싫어하겠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먼저 구역 식구들에게 팔고, 나머지는 이웃들에게 부탁을 하겠다고 결정을 했다. 그런데 이게 웬 조화 속이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집 저집을 다니면서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묵묵부답. 겨우 한 집에만 사람이 있어서 딱 한 봉지만 팔았다. 나머지는 어떻게 한다지? 이제는 이웃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눈치가 좀 보였지만 이왕 빼든 칼이니 되물릴 수도 없었다. 사정이야기를 하면서 모두 다 팔았다. 그렇게 다 팔고 나니 만 원이 금방 만팔천 원으로 뻥튀기가 되었다. 이 정도면 그런대로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다. 어렵게만 생각하던 숙제를 마치고 나니 이제는 슬슬 자신감도 생겨났다.
이렇게 벌어들인 만팔천 원을 짝꿍인 김숙자 집사님에게 드렸다. 항상 말수가 적으시고 수줍음을 많이 타시는 김 집사님은 그 돈을 가지고 농수산물 시장에 가서 조기를 사서 깨끗이 손질해서 이웃들에게 팔기로 결정을 했다. 김 집사님은 이것이 교회에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혹 잘못하면 교회 이미지를 망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에 참 많이 조심스러우셨단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렇게 정성껏 조기를 손질하여 이웃들에게 사정이야기를 하면서 팔았더니 순식간에 다 팔리더란다. 심지어 믿지 않는 이웃 중에는 차가 없는 김 집사님을 위해 새벽 일찍부터 농수산물 시장까지 차를 태워다 주는 분까지 있었단다. 이렇게 해서 김 집사님은 만팔천 원으로 사만이천오백 원을 만드셨다. 숙제를 다 끝내고 난 뒤에도 김 집사님 주변 분들 중에는 또 조기 장사 안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참 희한한 일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김 집사님이 이렇게 멋들어지게 장사를 잘 하시다니.
짝꿍 집사님의 열심과 수고 덕분에 우리 조가 가장 많은 이익을 남겼다. 다른 조들 역시 여러 가지 모양으로 받은 달란트에 이익을 남겼다. 이 일을 하면서 막연하게 생각할 때는 너무 힘들고 어려울 것만 같았는데, 막상 몸으로 부딪히는 동안에 주님께서 함께 하시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우리에게는 우리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가 있다. 각자의 열정과 영적인 은사와 능력과 개인 스타일, 경험 등이 우리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이다. 이것을 땅 속에 파묻어 두지 않고 순종하고 열심히 일할 때 우리는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칭찬받는 일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정연희, 김숙자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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