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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로마서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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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05-21 기고
무덤덤해지다가 무덤되지 않도록...
남궁혁 목사

  전도부 장로님과 부장님과 함께 쭈꾸미-감자탕집을 개업하신 한 성도님 식당에 식사차 방문했다. 식사를 마치고 잠시 식탁에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성도님이 교회에 등록하게 되신 이야기를 꺼내셨다. 이 성도님은 제 작년 가을 총동원 때 우리교회에 등록하셨다고 했다. 당시 단골이시던 어떤 권사님이 총동원주일인데 한 명도 전도를 못했다며 한 번만 가달라고 간절히 부탁하셨다고 했다. 그래서 ‘단골인데 한 번만 가주자!’ 라고 생각하고 교회에 오셨더랬다. 그렇게 단골 배려 차원에서 교회에 오셨는데 교회에 도착하니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했다고 하셨다. 그 예배당에 앉아 있는 다른 사람들이 너무 행복해보였고 성경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지만 설교를 듣는데 눈물이 하염없이 흐르셨단다. 그렇게 성도님은 우리교회에 정착하게 되었고 지금은 새로 개업한 식당에 교구 식구들 꽉 채워 예배드리는게 꿈이라고 하실 만큼 선한 믿음의 사람으로 성숙해 가고 계신다. 

 

  성도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시 한 번 전도는 은혜이고 기적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다. 훌륭한 그리스도인이 되겠다고 작정하고 교회에 오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교회를 옮기는 사람들은 이른 바 탐색모드로 우리 교회를 방문하고 신앙생활이 처음이신 분들은 낯설음과 귀찮음이 뒤섞인 마음으로 교회에 첫 걸음을 내딛는다. 간증을 들려주신 성도님도 마찬가지이다. 단골의 부탁이니 한 번 들어주고 말자는 식으로 교회에 오신 건데 그 날 하나님이 이 분을 붙잡으셨다. 그렇게 한 번의 부탁이 한 영혼의 구원으로 이어졌다. 한 번의 작은 전도의 속삭임이 한 영혼을 하나님 자녀되게 했다.

 

  코로나 상황이 되면서 가장 큰 위축을 느낀 사역 중 하나는 ‘전도’이다. 예배와 양육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며 나름대로의 길을 찾아 가는 중에도 이런 상황 속에서 전도는 어떻게 감당해야 하는 지 쉽게 길을 찾을 수 없었다. 전도부 담당 목사로써 늘 마음 한 켠에 돌덩이를 안고 다니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성도님의 간증을 들으면서‘완벽한 전도의 길을 찾기보다 부족한 한 걸음이 필요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반기에는 한 걸음씩 내딛어보려고 한다. 유튜브를 통해 주일예배 설교를 공유하는 캠페인으로‘일만공유 캠페인’을 진행하려고 한다. 홈페이지에는‘온마음 전도일기’를 만들어 각자의 전도이야기를 공유하고 나누려고 한다. 화요전도대로 모이던 화요일 오전에는 유튜브로 전도를 독려하고 말씀을 나누는‘전도하는 세상’이라는 프로그램을 시작해보려고 한다. 

 

  코로나를 지나며 나를 비롯한 많은 성도들이 사명에 대해 무덤덤 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무덤덤해지다가 무덤 되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우리의 사명이, 우리의 전도가 무덤덤해지다가 마침내 무덤이 되지 않도록 길을 알지 못하지만 그 길을 떠났던 아브라함처럼 전도의 걸음을 내딛어 보려고 한다. 온 성도의 마음이 함께 움직여 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우리교회 전도가 전도부 만의 전도가 아닌 온 성도의 마음이 함께 움직이는 온마음 전도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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