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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로마서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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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04-22 칼럼
가르침과 배움의 영성
담임목사 허요환

  파커 팔머라는 학자가 쓴“가르침과 배움의 영성”이라는 책이 있습니다. 저자는 가르치고 배우는 일이란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구체적으로는 개방성과 경계 그리고 환대의 분위기를 언급합니다.

 

  먼저 개방성에 대해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자신의 무지를 감춥니다. 허세를 부리면서 아는 것처럼 행동하기도 합니다. 무지를 들키는 것이 두렵기 때문 입니다. 진리를 배우고 실천하고자 한다면, 자신의 무지에 대한 인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진리는 끊임없이 우리를 찾아옵니다. 그러니 진리가 우리를 찾아낼 수 있도록 공간을 열어두는 개방성이 필요합니다. 

 

  두번째, 경계입니다. 

우리가 배움의 공간을 개방했다면, 이제 진리가 우리 안에 들어옵니다. 그러나 그 공간이 무한히 개방될 수는 없습니다. 경계를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찻잔에 깨끗한 물을 담으려 한다고 생각해보세요. 먼저 잔에 담겨 있던 오랜 물을 비워야 합니다. 그게 개방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깨끗한 물을 붓습니다. 헌데 그릇이 깨져있는 상태라면 어떻게 될까요? 물이 담길 수 없습니다. 물을 온전히 담으려면 경계가 필요합니다. 경계란 진리를 담는 역할을 하고, 동시에 학생들이 진리를 배우는 공간에서 도망가는 것을 막아줍니다. 개방성과 경계의 공간이 만들어지면 진리가 적극 일하기 시작합니다. 

 

  세번째, 환대의 분위기입니다.

환대란 우리가 서로를, 서로의 아픔이나 갈등 을, 서로의 새로운 의견이나 생각을 주의 깊게 받아들인다는 뜻입니다. 사실 우리가 진리를 마주하게 되는 일은 고통스럽습니다. 익숙한 것을 버려야 하고, 낯선 것을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가르침과 배움에는 언제나 그런 고통을 수반합니다. 그렇기에 서로를 환영하고 환대해주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교회는 신앙을 가르치고 배우는 공간입니다. 복음의 진리가 역사하도록 나를 개방하고, 그릇된 가르침을 분별하기 위해서 경계석을 세우고, 서로를 환대하며 진리를 익히는 고통을 견딥니다. 이처럼 아름다운 개방과 경계와 환대의 역사가 우리 교회 가운데 늘 펼쳐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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