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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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미선
11교구
세가지 담이 있다
2022-04-22

 

 

 

 

 

나와 하나님 사이의 담, 

나와 타인 사이의 담, 

나와 내 자신 사이의 담이 그것이다.

 

에덴 동산에는 담이 없었고, 담이 필요 없었다. 범죄로 에덴 동산에서 쫓겨난 후,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이고, 하나님 앞을 떠나서 한 일 중 대표적인 것이 성을 쌓은 일이었다(창  4:17). 

 

죄는 두려움과 어두움을 가져왔다. 죄는 불안과 초조함을 가져왔다. 죄인의 내면에는 타인의 공격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한다. 

 

죄가 없던 에덴 동산에서는 하나님 안에 있기에 행복하고 안전했는데, 범죄 후에는 각자가 스스로 노력하여 안전을 지킬 수밖에 없다. 자기 보호 본능이라는 죄의 결과물이 도출된 것이다.

 

이로부터 사람은 스스로, 혹은 타의에 의해서 갖가지 종류의 담을 쌓게 된다. 보이는 담 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의 담을 쌓는다. 

 

마음의 담이 더 커지고, 더 높아지고, 더 두꺼워질수록, 그 담장 안에는 더 큰 안전과 평안 대신에 더 큰 두려움과 더 큰 고독과 더 큰 어두움이 존재한다.

 

담을 쌓는 외적 재료는 권력과 소유와 지위다. 권력을 가지고, 소유가 늘고,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과 스스로 단절하고, 더 멀리하면서, 자신을 드러내고, 높이려는 자기 과시의 담, 자기 높임의 담, 자기 영광의 담, 한 마디로 자기 왕국의 담을 쌓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담을 쌓고 살아가는 것은 일상이고 별로 이상할 것도 없는데, 문제는 교회가 그런 담을 쌓는다는 것이다. 

 

보이는 건물 교회는 교회가 아니다. 교회에 바른 내용과 핵심이 담기지 않고, 교회가 교회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건물 교회는 말 그대로 건물일 뿐이다.

 

교회는 십자가를 증거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곳이다. 예수님의 십자가 삶을 몸으로, 행동으로, 실천으로 보여 줌으로, 예수님의 십자가 정신이 오늘, 세상의 한 중심에서 살아 숨쉬게 해야 하는 것이 교회의 임무요 사명이다. 

 

교회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담, 사람과 하나님 사이의 담, 그리고 극도의 이기주의, 험난한 생존 경쟁의 밑바닥에서 고통하며, 자기자신과도 담을 쌓고 있는 사람들의 담을 허물도록 도와 주어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자면 무엇이 필요한가? 교회 먼저 담을 허물어야 한다. 십자가로 교회가 담을 허물어야, 사람과 사람 사이의 담,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담, 개인과 그 개인 사이의 담들을 허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예수님의 십자가만이 하나님과 나 사이의 담을 허물 수 있다. 

 

죄로 막힌 하나님과 나 사이의 담, 하나님을 순수히 사랑하고 경외하고 경배하기보다 나의 인생 문제, 현실 문제, 경제 문제의 해결 도구로 삼고자 하는 우상주의로 인해 생긴 담, 

 

나를 하나님의 뜻에 맞추기보다 하나님을 나의 욕심과 뜻과 야심에 맞추어서 생기는 담, 

 

타인을 나의 유익의 도구로만 사용하고자 하므로 생기는 담, 

 

내 자신의 영적 생명과 영적 양식과 영적 만족보다 육적 생활, 물질과 돈과 정신적 만족만을 추구함으로 생기는 담은 나와 나 자신 사이에 담을 형성한다.

 

왜냐하면 영혼이 공허하고 배고픈데, 진정으로 영혼의 만족이 채워져야 참 만족이 이루어지는데, 이를 무시하고 외면함으로, 영혼과 정신, 몸 사이에 균열과 분리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나와 내 자신 사이의 담을 먼저 헐고 무너뜨려야, 타인과 나 사이의 담을 헐 수 있는 여유와 힘과 은혜가 흘러나온다. 

 

그리고 타인과 나 사이의 담을 허무는 것은 하나님과 나 사이의 담을 허무는 과정이기도 하다. 

 

타인과 담을 쌓은 하나님의 자녀가 하나님과 아무런 담이 없이 산다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담을 허물 수 있는 능력과 은혜는 십자가로부터 나온다. 

 

십자가의 은혜와 죄 사함을 받을 때, 예수님의 은혜와 보혈의 능력을 받을 때 

 

나와 나를 막은 담, 나와 타인을 막은 담, 나와 하나님을 막은 담이 허물어지게 된다. 

 

그렇게 될 때 비로소 나라는 사람은 많은 담을 쌓고 고독과 답답함과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영혼들의 담을 허무는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받게 된다. 

 

그런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에 세워질 때 그 교회는 세상의 담을 허무는 하나님의 도구가 된다.

 

"이제는 전에 멀리 있던 너희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그리스도의 피로 가까와졌느니라 

 

그는 우리의 화평이신지라 둘로 하나를 만드사 중간에 막힌 담을 허시고 원수 된 것 곧 의문에 속한 계명의 율법을 자기 육체로 폐하셨으니 

 

이는 이 둘로 자기의 안에서 한 새 사람을 지어 화평하게 하시고 또 십자가로 이 둘을 한 몸으로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려 하심이라 

 

원수 된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시고 또 오셔서 먼 데 있는 너희에게 평안을 전하고 가까운 데 있는 자들에게 평안을 전하셨으니 

 

이는 저로 말미암아 우리 둘이 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나아감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

(엡  2:13-18).

 

오늘도 십자가 앞에 나갑니다. 일생 십자가의 예수님의 은혜 안에서 십자가의 도구로, 세상의 담을 허무는 도구로 쓰임 받는 자 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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