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sanJEIL

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로마서 12:5)

BLOG

Mar-15-24 간증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지 않는 삶
권금희 권사 / 8교구

2024-03-04-간증.png

 

  코로나가 시작되던 지난 2020년 2월, 사랑하는 딸이 주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천국문에 들어간 것이지만 이제 더 이상 볼 수도 없고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으니 가족 모두 애써 태연한 척 지내고 있었지만 가슴으로 눈물이 멈추지 않는 시간이었습니다. 한동안 교회에 나와 예배의 자리에서 기도도, 찬양도 기쁘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견딜 수 없는 시간을 지내고 있던 중 그해 12월 또 한 번의 시련이 닥쳐왔습니다. 평택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던 큰아들이 복막염으로 당장 수술을 해야 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날아왔습니다. 안산으로 와서 응급실에 입원을 하고 검사를 하던 중 복막염이 아직 터지지는 않았으니 일단 항생제를 투여하며 수술 날짜를 잡자고 하였습니다. 항생제 부작용으로 구토와 피부 알레르기 증상이 일어났습니다. 며칠 후 담당의사가 복막염이 문제가 아니라 장 깊은 곳에 복수가 조금 차 있는데 정밀 검사를 해야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있다고 하여 복강경으로 장 외벽 염증 수술도 하고 여러 가지 검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원인을 찾지 못하고 열흘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피가 마르는 고통이 엄마인 저를 괴롭혔고 20여일이 지나서야 ‘장 결핵’이라는 희귀질환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열세 알이나 되는 약을 매일 먹어야만 했는데 워낙 독한 약이고 부작용도 심한 약이라 아들에게 약 부작용이 일어나 온몸이 두드러기로 뒤덮이는 고통이 찾아왔습니다. 기나긴 고통의 시간이 1년이 넘도록 지속되었고 지난 11월, 드디어 아들은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다시 재발할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소견에 마음이 오히려 가라앉으면서 한편으로 딸을 잃고 멍하니 살아갈 수밖에 없던 저에게 기도의 줄을 놓지 말라는 하나님의 음성이라 여겨졌습니다.

 

  큰아들의 완치로 한숨 돌릴 겨를도 없이 이번엔 강원도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던 작은 아들이 낙상해서 골절되는 큰 사고로 또 한 번의 절절한 기도가 시작되었습니다. 철판과 철심을 고정하고 수십 바늘을 꿰매는 큰 수술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남편이 오른쪽 손목 인대가 끊어지는 사고로 인해 수술을 받게 되고, 저 또한 발가락 골절을 당하게 되었습니다. 이때 심정은 나의 골절 소식까지 주변에 알리면 “그 집은 어찌 불행이 연이어 찾아올까 ”라는 소리를 들을 것 같은 혼자 생각에 마음이 심히 나약해져 갔습니다. 깁스를 하고 교회 오는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었지만 기도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 3-4년 동안 정말 욥과 같이 너무도 많은 일이 우리 가정에 일어났고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뒤돌아 생각해보면, 사랑하는 아들의 ‘장 결핵’으로 저는 제가 딸을 보내고 어찌할 바를 몰라 멍하니 보낼 수밖에 없는 시간에 오히려 정신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왜 이렇게 힘이 들지?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막막함과 답답함이 저를 끊임없이 짓누를 때 하나님께서는 아들의 질병을 통해 제게 다시 기도할 수 있는 힘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후 모든 순간도 하나님을 의지하며 견디어 내고 있는 중입니다.

 

2024-03-04-간증-1.png

 

  저는 지금도 제가 걸어가는 길이 어떤 길인지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걸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때 또다시 하나님께서는 견딜 수 있는 힘과 때로는 피할 길 주실 것을 믿습니다. 그것이 이해되지 않고,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도 말입니다.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제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겠습니다. 부족한 저와 저희 가정을 위해 생각나실 때마다 하나님께 기도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