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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로마서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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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25-26 칼럼
교회를 세우는 교회
위임목사 허요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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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자락에 서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됩니다. 지난 시간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앞으로의 시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말입니다. 이 질문은 개인에게만 해당되지 않습니다. 교회 역시 매해 같은 질문 앞에 서게 됩니다. 우리는 어떤 교회가 되어야 하며, 무엇을 향해 나아가야 할까요.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올릴 때 먼저 건물을 생각합니다. 언제 지어졌는지, 얼마나 큰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가 교회를 설명하는 기준이 되곤 합니다. 그러나 성경이 말하는 교회는 건물이나 제도가 아닙니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살아 있는 공동체이며, 하나님께서 거하시는 생명의 공간입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내 교회를 세우리라”고 말씀하셨을 때, 그분은 돌과 벽으로 된 구조물을 약속하신 것이 아니라, 당신의 몸 된 공동체를 세우겠다고 선언하신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교회를 가리켜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는 성전”이라고 말합니다. 이 표현 속에는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교회는 이미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지금도 계속 자라가고 세워지고 있는 존재라는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교회를 세운다’는 말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더하거나 외형을 확장하는 일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무엇보다 교회가 교회답게 살아가도록 방향을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교회는 먼저 각 사람의 삶 속에서 세워집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성령이 거하시는 성전이기 때문입니다. 가정에서의 삶, 일터에서의 태도, 관계 속에서의 선택들이 모두 교회의 얼굴이 됩니다. 정직과 사랑, 책임과 용서를 선택할 때, 교회는 예배당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세상 한복판에서 살아 움직이게 됩니다. 작은 소그룹과 공동체 역시 이러한 교회의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내는 자리입니다. 그곳에서 신앙은 이론이 아니라 삶이 되고, 말씀은 서로의 이야기를 통해 구체화됩니다.

 

동시에 교회는 자기 울타리를 넘어 다른 교회들과 연결된 존재입니다. 모든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한 몸입니다. 그렇기에 한 교회의 기쁨은 다른 교회의 기쁨이 되고, 한 교회의 아픔은 함께 나누어야 할 아픔이 됩니다. 건강한 교회는 자신만의 성장에 만족하지 않고, 주변의 약한 교회들과 은혜를 나누며 함께 세워 갑니다. 하나님께서 교회에 주신 자원과 축복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흘려보내야 할 사명입니다.

 

더 나아가 교회는 생명을 낳는 공동체입니다.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안디옥 교회는 가장 중요한 사역자들을 파송하며 새로운 교회의 시작을 열었습니다. 그 선택은 교회 입장에서는 분명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내려놓음 속에서 하나님 나라는 더욱 넓어졌습니다. 교회를 세운다는 것은 결국 붙잡는 일이 아니라, 때로는 내어주는 일입니다. 손해처럼 보이는 선택이 하나님의 나라에서는 새로운 생명의 시작이 되곤 합니다.

 

‘교회를 세우는 교회’란,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에 모시고 살아가는 교회입니다. 개인의 삶에서, 교회와 교회 사이에서, 그리고 새로운 공동체가 태어나는 과정 속에서 그리스도의 몸이 계속 세워질 때, 교회는 세상 속에서 희망의 표지가 됩니다. 새해를 앞둔 이 시점에 우리는 다시 한번 스스로에게 묻고자 합니다. 우리는 지금 어떤 교회를 세워 가고 있는지,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통해 어떤 교회를 세워 가기를 원하시는지 말입니다.

 

위임목사 허요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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