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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우리 많은 사람이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 되어 서로 지체가 되었느니라 (로마서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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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03-23 간증
사진으로 기록하는 내 삶
김지선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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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린 시절은 지극히 평범 했다. 딱히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이 지냈던 것 같다. 그 작은 똑딱이 카메라를 만나기 전 까지는. 아무것도 모르고 셔터를 눌렀던 그 순간이 내 삶의 첫 기록이었고, 나의 삶에 가장 중요한 순간이 되었다. 사진을 보고 사진을 함께 찍은 사람들과 추억을 나누며 그 순간을 떠올리는 것이 나에겐 너무나 행복한 일이 되었다.

 
나의 가장 많은 기록의 순간을 함께한 것은 가족이었다. 나에게 전부였고, 행복이었고, 삶이었던 가족. 그런 가족들과의 추억을 남기는 일이 나에게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래서 더욱 사진에 대한 애정이 깊어졌고, 사진을 통해 더 많은 일 들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예술의 벽은 높았고, 현실을 살아내기 위해 사진은 점점 내 삶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2008년, 당시 유행이었던 카메라 DSLR을 선물 받게 되었다. 식어가던 사진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 났다. 외할아버지 칠순 잔치 사진도 찍었고, 2009년에는 첫 교회사역 촬영인 청년부 베트남 선교 사진도 참여하게 되었다. DSLR 카메라를 들고 가는 것이 무겁고 힘들었을 법도 한데 마음은 절대 무겁지 않았다. 기대와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선교지에서 촬영할 때는 몰랐지만 한국에 돌아와 촬영한 사진들을 다시 볼 때 또 다른 설렘이 나에게 왔다. 내가 촬영한 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왔다. 베트남에서 아침에 메콩강의 일출을 바라보며 새벽예배를 드렸던 그 순간을 담은 사진이었다. 사진을 보는데 일출을 바라보면서 받은 은혜, 생각이 그 장소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이었다. 사진이 주는 힘을 그때 처음 깨달았다. 단순하게 기록하고 추억을 쌓는 것만이 아니라 사진 한 장에 정말 많은 이야기가 담길 수 있음을 말이다. 내가 할 수 있는 한 교회의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싶었고, 정말 열심히 촬영했던 것 같다. 내가 하고 있는 사역의 순간을 정말 많이 담아냈던 것 같다.
 
교회사진을 촬영하면서 많은 아쉬움도 많았다. 사진 촬영자가 많지 않았고 나도 사진을 독학으로 배웠기 때문에 함께 배워갈 동역자가 없었다. 기술적인 성장이 없었던 것도 아쉬운 부분 중 하나였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2019년에 청년부 사진동아리 모집 소식을 듣게 되었다. 내가 너무 원했던 모임이었기에 고민없이 바로 들어가게 되었다. 동아리에서 사진에 대한 마음이 있는 동역자들을 만나게 되었고, 우리의 아쉬움들은 모두 같았다. 함께 교회 사진을 촬영하고, 잘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래서 4년의 긴 이야기와 고민 끝에 사진 촬영팀을 만들게 되었고 사진부서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번 팀원들을 모집해 함께 하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9명의 동역자가 함께 사진을 배우고 공부하며 교회사진 촬영을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있다. 혼자만의 외로웠던 시간을 주님께서 아시고 귀한 사람들을 보내주시니 지금은 더할 나위 없이 힘이 나고 기쁘다.
 
교회모임에서 나눔을 할 때‘나에게 주어진 은사는 없는 것 같습니다.’ 라고 고백했던 나에게‘이것이 은사구나’느끼게 해줬던 사진을 보면 앞으로 더 나의 삶을, 교회의 모습들을 잘 기록하고 싶다. 누군가의 삶을 진지하게 들여다보는 눈을 갖고 의미없이 눌러지는 셔터가 아닌, 셔터를 누르는 순간마다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다. 베트남에서의 사진처럼 한 장의 사진으로 그때 그 모든 순간을 추억할 수 있는 사진. 그런 사진을 오래도록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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